치료방법 특허 인정 여부

    (가) 기존의 규정 및 실무


    우 리나라 특허심사실무에서는 인간에 대한 수술, 치료, 진단 방법 등 의료행위는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특허법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특허를 허용하지 아니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국가들과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인간 또는 동물의 치료, 수술 방법 등은 특허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트립스협정 제27조 제3항에서도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인간의 수술, 치료, 진단 방법에 대하여 모두 특허를 허용한다.


    (나) 미국의 예상 요구


    바 이오 산업의 발전에 따라 의료분야가 점차 산업화되는 경향을 띠면서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특허를 인정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있었다.  태국에 제안한 미국의 FTA 협상안에도 치료방법을 특허대상에서 제외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미·싱가포르, 미·호주 FTA의 내용을 보면 인간·동물에 대한 수술, 치료, 진단 방법에 대하여는 특허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하여 미국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


    한 편 미국-호주 FTA에는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이 특정되고 실질적이며 확실한 유용성이 있는 경우에는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실무상 산업상 이용 가능성의 문제로 ‘치료방법’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데, 미국-호주 FTA와 같은 형태로 ‘산업상 이용가능성’을 정의하면 ‘치료 방법’ 특허를 한국이 인정해야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다) 치료방법 특허인정의 문제점


    치 료방법의 특허를 인정한다면 의료분야에서 독점의 강화, 의료비용 증가, 의료에 있어서 빈부격차의 심화를 불러올 것이다.  의료행위의 긴급성, 인도주의적 성격에 비추어 어떤 치료방법을 소수의 의사나 병원만이 독점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소위 환자맞춤형 이식술이 개발되더라도 최초의 개발 병원과 의사만이 이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의사가 그러한 의술을 사용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허권자의 허락이 없으면 동일한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게 된다.


    현 대 의학의 연구개발 추세가 유전자 연구에 기초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생명공학기술의 경우 시장선점 효과가 매우 큰 편이다. 생명공학 기술의 일반 산업적 사용만이 아니라 의학적 사용까지도 특허로 인한 독점을 허용하면, 의료분야의 특수성과 맞물려, 그 부작용이 극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치료할 능력이 있음에도 죽어가는 환자를 보게 될 것이다.